마취 없이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강심장이 있다?

안녕하세요! 흉부외과 전문의, Dr.LEDAS 김병준 원장입니다.

만약 마취도 없이 온몸을 묶은 채 생살을 째서 혈관을 빼내는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의사로서도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엄청난 고통일것 같은데요.

그러나 과거에는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하지정맥류 수술이 이루어졌습니다.

오늘은 인류의 고질병,
하지정맥류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취 없이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강심장 이야기

마리우스 장군

지금으로부터 약 2100년 전, 마취 없이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강심장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대 로마 공화정의 최고 권력자였던 가이우스 마리우스 장군인데요.

기록에 따르면, 가이우스 마리우스 장군의 양쪽 다리에는 거대한 정맥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마리우스 장군 하지정맥류

평민 출신이었지만 군입대 후 큰 공을 세우며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마리우스 장군. 그러나 다리를 혹사해야 했던 오랜 군 생활은 그의 하지정맥류를 악화시켰는데요.

결국 마리우스 장군은 고통스럽고 보기 싫은 정맥류를 없애기로 합니다.

불행히도 당시에는 마취술이 없었기 때문에 생살을 째서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렇다보니 생살을 째는 고통에 몸부림치지 않도록, 마취 없이 수술을 할 때는 반드시 환자의 온 몸을 꽁꽁 묶어 결박해야 했다고 합니다.

마리우스 장군

하지만 용감했던 마리우스 장군은 결박을 거부한 채 수술 내내 어떤 움직임이나 신음 없이도 고통을 견뎠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마리우스 장군의 인내심과 용감함을 보여주는 일화로도 유명한데요.

마리우스 장군의 하지정맥류 치료

그러나 의사가 한쪽 다리 수술 후 반대쪽 다리를 수술할 때, 마리우스 장군은 “통증을 견딜 가치가 없다”며 수술을 포기했습니다.

온갖 산전수전을 겪은 마리우스 장군조차도 생살을 찢느 고통은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마리우스 장군 이전에는 하지정맥류를 어떻게 치료했을까요?

치료의 왕도란 없었던 고대의 하지정맥류

에버스 파피루스

하지정맥류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지금으로부터 36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대 이집트 의술을 기록한 ‘에버스 파피루스’에 하지정맥류에 대해 나와 있는데요.

‘공기를 불어넣은 것처럼 구불구불하다’는 설명에서 다리에 혈관이 튀어나온 모습을 쉽게 떠올려볼 수 있습니다.

고대 하지정맥류

여기에는 “하지정맥류는 결코 수술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있는데요. 치료를 하려고 했다가 실패했거나 치료가 불가능한 병으로 여겼던 것 같습니다.

하지정맥류를 표현한 고대의 조각상

하지정맥류 유물

하지정맥류를 표현한 조각상도 있는데요. 기원전 400년 고대 그리스 도시인 아크로폴리스 건축물에서 혈관이 튀어나온 다리를 조각한 유물이 발견되었습니다.

종아리 안쪽에서 발목까지 내려오는 구불구불한 혈관은 대복재정맥류로 보이는데요.

대복재정맥류

자신의 몸에 비해 거대한 다리를 양손으로 부여잡고 있는 모습에서 하지정맥류 증상인 무거움증을 잘 표현하고 있는 듯 합니다. 하지정맥류로 인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고통과 고민이 잘 드러나는 그런 작품인 것 같습니다.

같은 시기 활동한 ‘현대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 역시 하지정맥류 치료에 관심을 가졌다고 하는데요.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제시안 하지정맥류 치료법

히포크라테스

히포크라테스는 자신의 저서에서 하지정맥류 치료법으로 쇠로 상처를 내 핏덩어리를 만드는 방법과 다리를 압박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다리를 압박하는 방법은 오늘날의 의료용 압박스타킹의 원리와 같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비슷한 방법으로 로마 군인들도 행군 때마다 가죽이나 헝겊으로 다리를 감싸는 압박요법을 썼다고 합니다.

혈관을 빼내는 수술? 당시로는 불가능

발거술 역사

이후 마리우스 장군이 받았던 수술처럼 피부를 절개하고 하지정맥류가 발생한 혈관을 빼내는 수술방법이 나타났습니다. 현대의학으로 보자면 하지정맥류 외과적 수술법인 ‘발거술(stripping)’에 해당되는데요.

그러나 수술의 고통이 너무 크고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도 너무 컸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시행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19세기에 들어 감염을 막는 무균 수술법과 마취 기술이 발달하면서 본격적으로 하지정맥류 수술이 이뤄지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하지정맥류 치료는 어떻게?

레이저정맥폐쇄술

살펴보았듯 과거 하지정맥류는 치료해서는 안 되는 불치병, 치료 통증과 후유증이 너무 커 치료할 엄두조차 내기 힘든 병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마취 기술의 발달로 고대에 했던 발거술 (Stripping)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소마취만으로 레이저를 통해 절개 없이 하지정맥류를 치료할 수 있는 레이저 수술 (레이저 정맥 폐쇄술 / EVLT) 등 다양한 치료법들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정맥류, 이제는 정말 마취없이 치료 가능!

초음파유도하 혈관경화요법

과거에는 가이우스 장군만큼의 강심장이어야 가능했던 마취 없는 하지정맥류 치료.

이제는 누구나 마취 없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 치료법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바로 하지정맥류 비수술적 치료법인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UGFS/DGS)이 그 주인공인데요.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은 피부 절개 없이, 마취 없이 외래에서도 하지정맥류를 치료할 수 있는 비수술치료법입니다.

그야말로 ‘마취 없는 하지정맥류 치료’인 셈인데요. 과거 혈관경화요법(SCT)은 보기 싫은 정맥류 혈관에 대한 치료만 가능한 2차적 치료법이었습니다.

하지만 혈관 초음파 장비의 눈부신 발전혈관경화제 약물 운용에 대한 의술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 은 유럽 및 해외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각광받기 시작합니다.

국내에서는 레이저 정맥 폐쇄술과 함께 병행하여 재발률 낮은 병행치료법으로써 인정받고, 시행되고 있는데요.

이미 유럽에서는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 단일 치료만으로도 하지정맥류 근본 치료가 효과적으로 가능하다는 논문 결과가 속속들이 발표 중입니다.
초음파 유도하 혈관경화요법 부작용

무엇보다 타 치료법들에 비해 합병증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가장 낮다는 것 또한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정맥류 치료로 삶의 질 되찾으세요!

다리 검사

과거에는 도저히 치료할 방법을 찾지 못했던 인류의 고질병, 하지정맥류.

현대의 의학이 발달한 지금, 하지정맥류는 제대로 된 치료와 장기검진을 받는다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그리고 평생 건강하게 완치될 수 있습니다.

고대의 하지정맥류 조각상처럼 울툴불퉁한 혈관이 허벅지나 종아리에 튀어나오진 않았는지, 그리고 양손으로 움켜져야 할 만큼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시는 않는지.

본인 뿐만 아니라 소중한 사람이나 가족의 다리도 잘 살펴봐주세요.

현재에 살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크나큰 행운이나 축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정맥류, 이제는 안전한 치료, 마취 없이도 효과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치료로 삶의 질을 되 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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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원장의 건강한 다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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